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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1920년대 35도, 2023년 15도...100년간 25도 낮아진 소주 도수의 역사

by 금광나라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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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년 간 소주 도수는 거의 20도가 내려왔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무려 35도였습니다. 지금은 그 절반보다 더 낮아져 16도 소주가 인기를 끌고 있죠. 최근엔 15도의 벽까지 허물어지며 순한 소주 경쟁이 다시 달아올랐습니다

 

소주 100년만에 25도나 낮아졌다

 

대전, 충청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업체, 맥키스컴퍼니의 이 공장에선 14.914.9도짜리 소주 생산이 한창입니다. 14.9도는 레드 와인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 업체는 저도수, 저칼로리를 앞세운 마케팅으로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예전에는 소주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기 위한 술로 쓰디쓴 맛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은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오래 보낼 수 있는 그러한 제품으로 부드러운 맛을 더 선호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업체는 알코올 도수는 14.9도로 시중에 판매되는 소주 가운데 가장 낮지만, 증류 원주를 이용해 소주 맛을 유지했습니다

 

주류업계에서 소주 도수의 마지노선으로 통한 20도를 깬 것은 지난 2006. 17년 만에 5도 이상 더 내려갔습니다.

 

특히 롯데칠성이 최근 내놓은 16도 소주가 출시 5개월만에 5천만 병 이상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알코올 도수를 낮춰 순해지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경쟁 업체 하이트진로도 도수를 0.5도 낮춘 '진로이즈백'을 내놓으며 저도주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독한 술을 꺼려하는 젊은 층을 공략한 판매 전략이 맞물리면서 순한 소주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소주 도수가 낮다고 하면 별로 안 취하고, 다음날 덜 힘들고, 수업이나 업무에 지장이 덜하니 접근성이 더 좋아진다고보는 것입니다. 도수가 낮아지면 목 넘김이 부드럽고, 끝맛이 알코올 맛이 덜하기 때문에 선호하기도 합니다. 

 

 

소주 도수의 역사  

일제강점기 1920년대는 소주 제조업체들이 35도의 소주를 출시했습니다. 이 소주는 40년 넘게 35도의 독한 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희석식 소주는 1960년대 식량 부족에서 비롯됐습니다. 정부가 술을 빚는데 곡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주정에 물을 타는 방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증류식 소주가 퇴출됐고, 제조사들은 알코올 도수를 조절하는 기술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1970년대에는 25도 소주가 대세였습니다. 소주는 25라는 공식은 1998년 하이트진로가 23도짜리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깨졌습니다.

 

주류업계의 소주 도수 내리기 경쟁, 이때부터 본격화됩니다.

 

2000년대 중반 롯데주류가 20'처음처럼'을 출시했습니다. 이후 주류업계는 십년 넘게 경쟁적으로 도수를 낮춰왔고, 그 속도도 점차 빨라졌습니다.

 

2021년 16도 벽이 깨졌고, 2년 만인 2023년인 올해 15도 벽마저 무너지면서 이젠 소주가 와인과 도수 경쟁을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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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가 내려가지만 가격은 오르는 이유

1등 소주 회사 하이트진로가 팔고 있는 소주 제품을 기준으로 보면, 참이슬 오리지널(20.1)을 고도주, 참이슬 후레시(16.5)와 진로이즈백(16)을 저도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이 회사 제품 판매량 비중을 따져보면 판매 제품 10병 가운데 9병이 저도주 제품입니다. 소비자들이 저도주를 찾기 때문에 저도주 제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도수를 낮추는 것이 업체 입장에서도 좀 더 이득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면 업체들은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또 소비자들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니 더 많이 팔 수도 있습니다.

 

흔히 알코올 도수 0.1도를 낮추면 원가 0.6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적이 부진했을 때마다 등장한 것이 도수 인하 카드라고 합니다. 

 

하이트진로의 연간 참이슬 판매량은 18억 병 가량인데, 계산대로 라면 알코올 도수를 0.1(0.6)만 낮춰도 10억 원의 비용을 아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주 회사들은 도수가 내려간다고 무조건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소주에는 물과 주정 말고도 소주의 감칠맛을 살리고, 잡미를 없앨 감미료가 추가로 들어갑니다. 

 

도수를 낮췄다고 해서 단순히 물을 더 타는 것이 아니라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는 만큼 소주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감미료가 더 들어가기 때문에 생산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의 입장

 

 

알코올 도수 내리고 가격은 올리는 심보는 무슨 심보냐. 여기에 영업장에서는 옳다구나 하고 껑충껑충 올리고. 막걸리도 오를 것이 뻔하고, 이 참에 고량주나 위스키로 바꿔야.”

 

“20도 이상하던 그때가 그립다. 요즘 소주 맛 없어.”

 

담금주 30도짜리 사서 집에서 마셔봐요. 독해서 힘들면 홍초 같은 거 타서 마시면 되고요.. 어차피 취하려 마시는 술인데 싼 맛에 한 방에 훅가서 잠들기 좋슈. 오히려 적은 양에 일찍 뿅~해서 오히려 건강에 나을지도. 어차피 마시는 술이라면.”

 

주류 업체가 일부로 이익 내려고 도수 낮추네. 앞으로 소주가 더 밍밍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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