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약수의 계절입니다. 톡 쏘는 한 모금에 몸 안의 노폐물이 다 빠져 나갈 것만 같은 탄산약수는 가을에 마셔야 제 맛이 납니다. 강수량이 적은 시기라 잡수가 섞이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죠. 이번 가을엔 고향 오가는 길에 약수도 마시고 산림욕을 하며 건강도 챙겨보시죠. 우스갯소리로 산삼 썩은 물이라는 말도 있답니다.
1. 평창 방아다리약수
오대산국립공원의 방아다리약수는 약수터 들머리의 전나무와 잣나무 숲이 매력이다. 침엽수 향기에 휩싸여 약수터 숲길을 걷다보면 일상의 걱정은 금방 사라진다. 방아다리약수와 멀지 않은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도 함께 즐겨보자.
전설에 의하면 옛날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고 살던 아낙네가 바위 한가운데 움푹한 곳에 곡식을 넣고 방아를 찧는 중 바위가 갈라지면서 약수가 솟아나왔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경 경상북도에 살던 이명호라는 사람이 위장병을 고치려고 찾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가 이곳에서 머슴살이를 하고 있던 어느 날 산신령이 “잔내골에 가면 약수가 있으니 그걸 마셔라. 그리고 백일 동안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산신령의 말대로 비밀을 지켰고, 결국 위장병을 고칠 수 있었다고 한다.
1930년대에는 병을 고치러 오는 환자들이 묵는 여관이 들어서기도 했으나 일제강점기 말에 황폐화되었다. 그러다 광복 후 다시 여관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탄산, 철분 등이 주성분이라 위장병․신경통․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약수터 옆에 서있는 건물은 이 약수를 지켜주는 용신각(龍神閣)이다. 이 용신각은 방아다리약수를 지켜주면서 지병을 치료하러 오는 사람들의 소원도 들어주고 있다.
2. 홍천 삼봉약수
백두대간 기슭의 홍천 삼봉자연휴양림 안에 있다. 삼림욕을 겸해 찾기에 아주 좋다. 산막이 조성된 숲은 아름드리 잣나무, 전나무, 주목 등 침엽수와 거제수나무, 박달나무 등 활엽수가 조화를 이룬다. 입구의 내린천 상류는 1급수에만 사는 열목어가 서식한다.
삼봉약수는 백두대간 갈전곡봉에서 서쪽으로 뻗어나온 산줄기인 가칠봉과 응복산에서 발원하는 실룬계곡에 있어 실룬약수라고도 한다. 삼봉약수라는 이름은 이 세 봉우리의 정기가 모인 곳에서 나오는 약수라는 뜻이다. 물맛이 좋다. 적정량의 불소이온도 포함돼 있어 풍치나 구강빈혈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수가 나오는 구멍이 세 개가 있으며 그 맛이 모두 다르다. 그중 맨 아랫것이 가장 강한 맛이 난다.
약수터 주변엔 자연휴양림 숙소가 있다. 약수 한 모금 들고 삼림욕을 하기 전후에 홍천 은행나무숲, 열목어가 뛰어오르는 칡소폭포 구경은 덤이다. 주변에 돌배나무가 즐비하다. 돌배는 홍천의 특산물이다. 양양 속초 넘어가는 구룡령 드라이브도 빼놓을 수 없다.
3. 인제 방동약수
인제 방태산자연휴양림 근처에 있다. 톡 쏘는 물맛도 물맛이지만,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누구나 한번 보고 반하는 곳이다. 300년 묵은 엄나무 아래의 암반에서 솟아난다. 탄산․철․불소․망간 등이 주성분인 방동약수는 피부병과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약수를 찾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돌탑이 즐비한 약수터 주변은 계곡이 울창하다. 옛날 한 착한 심마니가 산신령의 계시로 찾은 샘물이라 한다. 약수터 위쪽 임도를 따라가면 아침가리라 불리는 조경동계곡으로 넘어갈 수 있다. 황태로 유명한 용대리 덕장은 승용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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