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나라든지 자랑하고픈 드라이브 코스를 갖고 있게 마련이다. 지중해 연안을 따라 난 길은 세계인이 평생에 한 번쯤 달려보고 싶은 길이고, 북미 대륙 서쪽의 태평양과 접한 길도 제법 명성이 높다. 태평양을 끼고 자리 잡은 동북아시아의 한국도 바다를 따라 달리는 아름다운 코스가 많다.
그중 남한의 부산에서 북한의 온성까지 이어진 7번 국도는 대부분 아름다운 동해 바닷가를 따라 길이 나있어 최고 드라이브 여행지로 꼽힌다. 7번 국도는 언젠가는 이어질 북으로도 연결돼 있다. 이게 그 의미다.
동해를 끼고 달리는 ‘평화 드라이브 코스’
7번 국도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의 하나다. 파란 바닷물이 넘실대는 바다와 아름다운 산줄기를 끼고 있어 가히 가장 아름다운 국도라 할 수 있다. 한때 남북한의 화해 무드로 휴전선에 가로막혔던 77번 국도를 연결하는 기공식이 열려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 세계는 7번 국도가 남북통일은 물론 세계 평화를 연결하는 물줄기가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지난 98년 북한으로 가는 금강산 관광선이 처녀 출항한 동해항이 있는 동해시에서 7번 국도를 따라 그 아름다운 바닷길을 달려보자.
동해시의 수호신인 청옥산과 두타산
동해시 서쪽에 우뚝 솟은 청옥산(1404m) 두타산(1353m)은 이 도시를 지켜주는 수호신이다. 두 산 사이를 흐르는 무릉계곡은 신선이 살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산길로 들어 평평한 바위를 지나면 삼화사라는 오래된 절이 나온다. 계곡을 따라 산에 오르면 기묘한 모습으로 쏟아지는 폭포와 쪽빛 소와 담이 반긴다.
동해시에서 일출 감상은 당연히 ‘송곳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 추암 해변이다. 갯바위 사이로 올라오는 붉은 태양을 가슴으로 맞을 수 있다. 뾰족한 바위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를 타고 절벽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다.
강릉시에 들어서기 전 우리는 서울에서 정확히 동쪽에 있다는 정동진 마을을 만날 수 있다. 바닷가 백사장에 서있는 정동진역은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주변의 탄광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수송하기 위해 1962년 문을 연 이 역 앞 모래밭에 서 있는 소나무는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 배경지로 쓰이면서 유명세를 탔다. 정동진역에서 해안을 따라 약간 떨어진 정동진 조각공원에 오르면 정동진역 주위의 동해 바다를 한눈에 구경할 수 있다.
안목항 커피 한 잔, 경포대 월출과 일출
수려한 풍광과 오래된 전통이 빚은 강릉시는 많은 문화유적과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도시다. 안목항에서 커피 한 잔도 빼놓을 수없는 추억이다. 강릉의 얼굴은 누가 뭐라 해도 경포대다. 이 오래된 누각은 바다와 접한 경포호 경치 좋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이 곳에서 보는 ‘경포대 일출’은 오랜 옛날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경포대는 일출뿐만 아니라 월출도 매우 유명하다. 예전 조선의 풍류객들은 달밤이면 이 경포대에서 다섯 개의 달을 보며 즐겼다. 하늘에 떠있는 달, 출렁이는 호수 물결에 춤추는 달, 파도에 반사되어 어른거리는 달, 정자에서 벗과 나누어 마시는 술잔 속의 달, 벗의 눈동자에 깃든 달이 그것이다. 강릉에선 일몰과 월출을 보고 파돗소리를 들으며 하룻밤을 잔 뒤 이튿날 새벽에 일출을 감상하면 뿌듯한 일정이다.
강릉에서 양양으로 향하다 보면 조용히 해안 경치를 즐길 수 있는 해변과 한 폭의 그림 같은 아담한 항구가 많다. 이런 마을 포구에선 갓 잡아 올린 수산물을 사고,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어부의 억센 사투리도 들을 수 있다.
양양 하조대는 동해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해안이다. 눈이 시릴 정도로 파란 바다와 기묘한 갯바위를 훌쩍 뛰어넘는 거센 파도와 고운 모래사장이 절경을 이룬다. 하조대 벼랑 꼭대기에는 정자가 앉아있다.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푸른 물결과 홀로 떨어진 갯바위에 우뚝 솟은 소나무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경치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이곳엔 이루지 못한 사랑의 절망감에 몸을 던진 세 남녀의 전설이 전하는데, 다른 데보다 유난히 붉게 피는 해당화는 이들의 슬픈 넋이라고 한다. 벼랑에 세워진 하얀 등대는 푸른 바다와 잘 어울려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답다.
늦가을에 연어떼 거슬러오르는 양양 남대천
매년 가을이 되면 양양 앞바다엔 은백색의 연어 떼가 모습을 드러낸다. 북태평양의 거친 물살을 헤쳐 온 연어 떼가 알을 낳기 위해 양양 남대천을 거슬러 오르는 광경은 장엄하다. 해안으로 더 북쪽으로 가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낙산사. 67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인데, 역시 일출과 저녁달의 풍광으로 유명하다.
7번 국도를 타고 북으로 가는 길이라면, 남한 최고 명산인 설악산(1708m)을 보지 않고는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 장중한 육산의 미덕과 날카로운 창을 치켜든 듯한 형국의 암봉들도 즐비하고, 또 한국 제일의 경치라는 천불동 계곡을 비롯해 백담계곡, 수렴동 계곡, 12선녀탕 등 수많은 계곡을 품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북에 금강이 있다면, 남엔 설악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금강산의 미에도 뒤지지 않는다. 설악산 등반의 베이스캠프인 설악동에서 한두 시간만 올라도 암봉 사이를 흐르는 맑은 계류와 어우러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설악산 동쪽의 속초 시내에 있는 영랑호와 청초호 두 개의 호수에선 물에 비친 설악산의 색다른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남한 최북한 호수, 거진 화진포
거진의 화진포는 바로 남한 땅에서 제일 북쪽에 있는 호수다. 20세기 중반엔 이곳에 한반도 최고 권력자들의 여름 별장이 다퉈 세워지기도 했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별장을 지어놓고 가족들과 자주 찾았고, 한국전쟁 후 남한 땅에 편입되면서 남한의 최고 권력자인 이승만 대통령 등이 여기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호수 둘레엔 지금도 세 사람의 별장이 모두 남아있다.
화진포를 나설 무렵이면 7번 국도와 이별을 예감하게 된다. 화진포에서 북쪽으로 20분쯤 거리에 있는 통일전망대는 현재 남한에서 갈 수 있는 7번 국도의 종착지다. 해발 70m 지점에 위치한 이 전망대와 금강산은 가깝게는 16km 정도 떨어져 있다. 해금강은 대부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휴전선이 가로막지만 않았어도 우리는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를 보며 금강산을 오르고, 북으로 거슬러올라 러시아와의 국경인 두만강까지 갈 수 있으련만.
7번 국도의 연결. 이는 단순히 반세기 이상 끊어졌던 한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남북한을 잇는 모든 연결수단이 지뢰와 철망으로 인해 끊어졌던 길을 잇는 77번 국도는 세계 평화를 연결하는 물줄기로서 세계 최고의 평화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을 것이다. 7번 국도를 타고 자유롭게 북한으로 갈 수 있는 날을 애타게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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